예전에는 여행 전날 밤을 늦게까지 짐을 싸고 설레는 마음에 잠도 못 자며 보냈습니다. 그러다 당일 아침에 허둥지둥 뭔가를 빠뜨리고, 택시 안에서 "여권 가져왔나?" 세 번씩 확인하는 패턴이 반복됐습니다. 몇 번의 실패 끝에 지금은 전날 밤 루틴이 꽤 정착됐습니다.
가장 먼저 하는 건 체크리스트를 처음부터 다시 보는 게 아니라, 이미 며칠 전부터 써두던 리스트에서 '오늘 챙겨야 할 것'만 확인하는 겁니다. 항공권, 여권, 호텔 예약 확인서는 스크린샷으로 저장해서 오프라인에서도 볼 수 있게 해둡니다. 와이파이가 없을 때를 대비한 것인데, 실제로 여러 번 도움이 됐습니다.
다음으로는 짐 싸기입니다. 저는 큰 가방에 전부 넣기보다, "비행기 안에서 꺼낼 것"과 "위탁 수하물에 넣을 것"을 미리 분류해둡니다. 세면도구, 충전기 등 마지막에 챙기는 물건들은 작은 파우치 하나에 다 모아두고, 아침에 그 파우치만 넣으면 됩니다.
환전 또는 외화 확인도 전날 밤에 합니다. 요즘은 트래블 카드나 외화 체크카드를 주로 쓰는데, 잔액과 유효기간을 미리 확인해두면 당일 아침에 갑자기 은행 앱 열어서 당황하는 일이 없습니다.
마지막으로 기상 알람을 두 개 맞춥니다. 첫 번째는 여유롭게 일어날 시간, 두 번째는 반드시 일어나야 할 시간입니다. 그리고 가능하면 자정 전에 잡니다. 설레서 잠을 못 자더라도, 누워 있는 것 자체가 체력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.
단순한 루틴처럼 보이지만, 이 순서를 지키고 나서부터 여행 당일 아침이 확실히 가볍고 차분해졌습니다. 여행의 시작이 출발 당일이 아니라 전날 밤이라는 생각으로 접근하면, 그다음이 달라집니다.